2003년인지 2004년인지, 학교 신문사에 있을 때 유전자조작식품에 대한 주제기획을 하면서 '반대' 입장을 듣기 위해 장회익 교수님을 인터뷰한 일이 있었다.
인사동의 '신시'라는, 유기농 음식점에서 만나자고 하셨다.
장회익 교수님 앞에서는 'GMO 찬성론자'가 되어버릴 것이 틀림없는 나와 후배기자에게는 홈그라운드가 아니라 원정경기인 셈이었다.
어쨌든 교수님도 이공계에 쭉 몸담고 계신 분이었기 때문에 환경단체 사람을 인터뷰할 때보다 훨씬 공감대 형성도 잘되고 분위기도 부드러웠다.
또, 우리가 일반 언론사 기자들이 아니라 대학신문 기자들 중에서도 가장 어수룩할 것이 틀림없는 이공계 학부생 기자들이라는 점 때문에 더욱 부드럽게 대해주셨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수님이 원하는 장소에서 식사하면서 인터뷰가 진행됐기 때문인지 후배기자가 찍은 교수님의 사진이 아주 잘 나와서 기자들이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인터뷰를 마치고, 교수님은 최근에 출간한 책이라며 온생명 사상을 풀어쓴 책을 선물해주시며 속지에 짧은 편지도 써주셨다.
그랬던 분이라 최근 신문에서 자서전이 나왔다는 기사를 보고 서평을 찾아보았다.
사실 언론에서 하는 책 소개 기사는 목차와 일부발췌 말고는 건질 것이 없다.
왠만한 책이면, 특히 '특별한 적'이 없는 노교수의 자서전이라면 매우 우호적으로 소개할 것이 뻔하다.
장회익 교수님을 취재원으로 했던 나만 해도 벌써 우호적인 분위기로 들어가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블로그 서평 몇 개를 찾아보았는데, 나르시즘이 뚝뚝 묻어나 읽기가 불편하다는 요지의 서평도 있었다.
유랑인의 서재그 외에는 대체로 좋다는 평들이었는데, 그래도 10점 만점에 8점을 주기도 한 것을 보면 좀 지루하거나 불편한 면이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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