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서 부모님을 뵈었더니, 지긋지긋한 우주인 얘기를 하신다.
부모님 마음이 본래 그런것이려니 하고 생각하면서 '견뎌'냈다.
부모님이 아니었다면 얘기가 그까지 가기도 전에 짜증 팍 냈을 게 틀림없다.
이공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이번 우주쑈를 달갑지 않게 여긴다.
이런 얘기를 하면 또 이공계 바깥 사람들은 "지금 이소연씨 질투하는거지" 이딴 식이다.
왜 우주쑈가 달갑지 않은지를 비교적 속시원하게 조목조목 짚은 기사가 나와서 누가 썼나 봤더니 강양구 기자다.
역시 강양구. 한 번 만나보고싶다.
차라리 '쇼'라고 말하지 그랬니!이번 쇼의 최대 수혜자가 오뚜기밥이라는 부분에서 피식.
내가 처음 참여정부를 싫어하게 되었던 계기가 바로 우주인 사업 추진한다고 했을 때, 그리고 우주인 사업과 관련해서 '이공계가 짱'이라는 초엽기 만화책을 배포했을 때였다.
현 대통령은 참여정부에서 했던거라면 가리지 않고 '지워야 할 때'로 치부하면서, 어째 우주인 사업만은 자기가 공로자라도 되는 양 이륙할 때 박수치고 앉아있더라.
이딴거 저작권 주장하면 대장균 배양배지나 한바가지 끼얹어 주겠다.
한때는 각 연구실마다, 학과방마다, 동아리방마다, 심지어 기숙사 휴게실에까지 열댓권씩 뿌려대던 종이뭉치였는데 요즘은 은근 레어템이라는 소문도....
인터넷에는 1,3권 내용이라는 것 밖에 안 돌아다니던데, 그럼 이건 2권인가보다.
대충 다섯명의 이공계 친구들이 한 분야씩 맡아서 짱먹고, 오각형 꼭대기 남자애하고 여자애하고 둘이 우주 데이트하고 온다는 뭐 그런 내용이다.
독후감 공모도 했던 모양인데 우리 학교에서 진행된 비공식 공모에 따르면 "이공계 현실이 이정도로 암울한줄은 몰랐어요." 라는 한줄평과 "제목 오타임: '이공계가 짱'이 아니라 '이공계가 짱나'가 맞음" 이라는 촌평이 치열한 경합을 벌여 공동 1위를 차지했다는 후문이다.
근데 더 무서운건, 참여정부의 삽질은 앞으로 다가올 일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에 불과하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