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도 이공계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겠지만, 이 구비전승은 대부분의 이공계 개그에 면면히 흐르고 있는 정신(응?)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작품이므로 이공계 개그로 분류하였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들었던 그 어떤 귀신이야기보다 훨씬 무서운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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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벌레 찐따 의대생 하나가 시체 해부실습을 연습한다고 밤늦게까지 해부실에 혼자 남아 있었다. 이런 조건이 형성되면 언제나 그렇듯이 갑자기 정전이 되어 캄캄해졌다. 이쯤되면 시체가 가만 있을 수 없다. 아니나다를까 해부하던 시체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의대생에게 달려들었다.
의대생은 첫번째 문을 향해 도망쳤다. 첫 번째 문을 열자, 문 앞에 시체가 나타나서 열린 배에서 콩팥을 꺼내 씩 웃으며 내밀었다. "이거 너 가져."
혼비백산한 의대생은 엉겁결에 콩팥을 받아들고 두 번째 문을 향해 달렸다. 두번째 문을 열자, 또 문 앞에 시체가 서 있었다. 이번에는 염통을 꺼내 의대생에게 쥐어 주었다. "이것도 너 가져."
콩팥과 염통을 쥔 의대생은 세 번째 문을 향해 돌진했다. 세 번째 문을 열자 이번에도 시체가 서 있었는데, 이번에는 자기 머리를 잘라서 양손에 받쳐 들고 의대생에게 내밀었다.
손에 든 머리가 또 씩 웃으며 말했다. "머리도 너 가져." 그러자 당황한 의대생이 한 발 물러서며 말했다.